세종 범지기마을4단지 주민들, 재시공업체 이산건설·사희섭 대표 "감사해요"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하자소송 지친 주민들, 최선 다하는 모습에 '감동'
사희섭 이산건설 대표.
"오랜 하자 소송으로 주민들이 지쳐 있었는데, 재시공업체를 선정한 후 밤낮없이 성실하게 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회사를 꼭 칭찬하고 싶어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원 시공업체와 하자소송을 벌인 세종 아름동 범지기마을4단지 주민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이다.
이곳 주민들은 작년 말까지 3년 8개월여간 최초 시공업체와 하자소송을 벌였다. 주민들은 "입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단지 옥상과 지하주차장 바닥이 금이 가고 깨지는 등 하자가 발생해 시공사와 오랜 기간 소송을 벌이면서 모두 힘들어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지는 520가구로 2017년 입주했다. 이후 특히 옥상과 지하주차장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는게 주민들 설명이다. 시공사는 H건설.
사실 이런 사례는 세종 일부 단지에서 잇따라 발생해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새 아파트가 많은 세종시 특성에도 불구, 동시다발적으로 분양하고 우후죽순 입주가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단지별로 잇단 하자로 인해 실제 소송까지 간 단지들도 꾀 많다고 한 주민은 설명했다.
범지기마을4단지 역시 그렇게 하자 소송을 시작했고, 최근 주민들이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재시공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김상영 범지기4단지 입주자대표회의(입대회의) 대표는 "웬만하면 처음에 원시공업체와 협의해 하자 종결 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업체 측과 주민간 이견이 너무 컸다"며 소송까지 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옥상 하자 재보수 시공 전(왼쪽)과 이후 모습. 아름동 범지기마을4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지하주차장 하자 재보수 시공 전(왼쪽)과 후 모습. 사진=아름동 범지기마을4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주민들은 올 들어 재시공사 참여를 높이기 위해 TF를 구성, 주야에 걸쳐 회의와 의견 청취를 한 후 감리(단)를 선정하고 이 단지에 적합한 시공 방법을 직접 찾아 다녔다. 이후 특화 공법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단지에 가장 적합한 특허 공법을 선정, 한 공동주택 전자입찰 사이트에 최저가 공개입찰을 냈다.
입대회의는 11개 업체가 응찰한 이 공개입찰에서 대전에 있는 ㈜이산건설(대표 사희섭)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김상영 대표와 주민들은 "재시공사가 '동반성장하는 스마트기업을 모토로 발주처, 시공사, 근로자가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기업이라는 걸 확인했다"고 선정 배경을 전했다.
이산건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하고 상세하게 공정을 안내하고 설명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오랜 기간 소송으로 하자를 하지 못하면서 주차장 바닥면 그라인더 날개가 하루에 1개씩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고, 바닥면 폐기물이 두 배 이상 초과하는 상태가 생겼다"며 "그런 사이 초기 예상비용도 훌쩍 넘겨 시공에 최선을 다하는 업체의 모습에 주민들이 모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당초 계획대로면 재시공 준공은 이달 20일 예정. 하지만 공사가 난항을 거듭하며 내년 1월 초로 보름 정도 늦춰졌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주말은 물론 야간까지 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사희섭 이산건설 대표는 "사실 세종에서 처음 하는 공사여서 금전적 이득을 고려하지 않고 세종 시민들에게 회사가 본보기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 스스로도 재시공한 이후 품질면에서 매우 만족스럽고 주민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